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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순종
마리아의 겸손을 알았다면
내가 이렇게 오만하게 살았을까
엘리사벳의 순종을 알았다면
세상 해결 안 될 일이 있을까
두 분은 겸손과 순종의 대가였다
요한이 회개의 대가였다면
그분은 모든 죄를 다 품어서
죄 속에서 구원을 엮으셨다
옥토에서 무화과를 딴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포도를 딴 것이다
보라 피땀이 없는 곳에서
무슨 열매를 딸 것이며
희생이 날아간 공동체에서
사랑의 꽃이 피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주님! 주님!
입이 달토록 외치면서
자신의 안녕과 구원을 구하지만
마리아의 겸손과 엘리사벳의 순종
그리고 요한의 회개와 세례
거기다 죄와 벌까지도 다 품는
그분의 넓은 마음의 바다 없이는
이새의 새싹이 나올 리 없으니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
때론 천박한 노인이면서도
고목에서 새 생명을 움트게 하고
때론 세상을 뒤 짚어 놓으면서도
그 둥지에
구원의 빛이 내려오고 있으니
제 아무리 궁하고 급해도
선악과는 따먹지 말기를
그럼 그 안에 그분이 주시는
사랑과 평화의 새나라가 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