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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누군가 나를 지켜준다면
그것 보다 더 든든한 게 있을까
세상에 갓 나온 여린 아기는
만리장성보다 든든한 엄마가 있기에
자신 있게 엄마를 향해 몸을 날리고
좀 커져 주먹을 쓸 만하게 되면
자신의 객기에서 나오는 만용에 취해
그 누구도 다 필요 없다가
돈과 술과 명예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떠돌다
훅 한방에 날라 간 건강을 보며
아 옛날이여 하며 젊음에게 손짓하고
의사에게 건강을 구걸해 보지만
한번 떠난 젊음과 객기는
스산한 바람 속에서
겸손이라는 두 자를 새겨놓고
다시금 세상을 배우게 하는 이때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줄 수 없는
한줌의 사랑을 마음에 심어주고
이제부터 네 삶은 바로 나다
네가 나기도 전에 널 바라보던
바로 내가 너의 주인이다
아브라함을 지켜 주었고
모세를 이끌어 주었으며
엘리야를 구름 속에 불렀던
바로 내가 너의 주인이다
네가 아무리 힘들었을 때도
네가 치이고 쓰러졌을 때도
한 번도 네 곁을 떠난 적이 없는
내가 바로 너의 주인이다
네가 오늘 그 주인을 만났으니
이젠 더 이상 방황하지 마라라
세상 끝이 온다 해도 나는 나다
너를 위해 나는 세상에 존재한단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