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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숨겨진 사랑
두려움 중에 가장 큰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죽음이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죽음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깨달음도 없으며
종극엔 내세도 없다는 것이다
득도에 나아간 스님들도
죽음을 체험하지 않고는
열반의 세계에 들 수 없으며
성인의 반열에 든 분들 또한
죽음 체험 없이는 불가능했다
제자들도 똑같은 체험을 했다
처음엔 스승의 죽음에 대해
좌절하고 모든 걸 잃었었다
허나 죽음을 뚫고 부활하신
스승을 다시 만나는 순간
난파선에서 겨우 살아나서는
한줄기 빗을 발견 한 순간
여기 사람이 살아 있어요
그냥 가지 마세요 하며
절규에 절규를 한 끝에
암흑의 바다에서 산 사람처럼
얼마나 감사하고 기뻤겠는가
이렇게 큰 심해를 체험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만큼 막장이라는 체험은
사람을 강한 사랑으로 묶기에
그 무엇과도 맞설 수 있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래서일까 스승의 죽음을 통해
자신들이 잃었던 생명을 다시금
찾아낸 체험을 한 제자들
이젠 스승이 준 사랑이 너무 커
그 어떤 어려움이 온다 해도
다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상엔 공짜가 없나보다
그분의 사랑을 전수받기를 원한다면
그분의 사랑을 끝까지 나눠야 하나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