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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썩어야 산다는데
한 사람의 속도 모르는데
어떻게 신의 속을 아는가
근데 그분은 말씀 하신다
그냥 사람들에게 먹혀라
아니 먹힐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당신을 내어줄
그때가 바로 코앞에 있노라
그러니 이해가 가겠는가
멀쩡히 세상을 호령하던
그런 분이 사라지고 먹힌다
제자들은 정말 난해하다
근데 그분을 잘 보면 안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잘 보면 모든 것이 보이듯
그분의 말씀 안에 모든 것
그것이 다 숨겨져 있음을..
죽어야 살고 썩어야 산다
이 안에 진리가 있다
인분도 썩으면 거름이 되고
한 톨의 씨앗도 썩어야만
새 생명을 배태하는 것이니
땅속에서 완전히 안 죽고
새 포자로 거듭나지 않고는
생명의 신비를 모른다
인간이 흥에 겨운 술
그들도 썩기 일보직전
발효가 돼야만 그 맛
술의 진수를 보여 준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희생
그것 없이 세상을 바꾸는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이
진리 중의 진리이다
중요한 건 자식을 위해
죽는 부모는 있어도
생무지를 위해 죽어주는
그런 사람은 거의 없음이다
이것이 우리의 한계이고
그분과의 절대적인 차이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