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을 갈 수 있다고(9/28수) 

 

쟁기를 잡고 한눈을 안 팔아

그 길을 온전히 가는 사람

뭘 해도 가능한 사람이다

그래서 쟁기를 잡으려 하는데

요구하는 조건이 너무 크다

그래서 그 길을 가는 것이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늘 뭔가에 부닥친다

그때마다 함수를 풀어가듯

매듭을 한올 한올 풀어내듯

아무리 급해도 순서를 지켜

끝까지 풀어나갈 때

나름 유종의 미를 거둔다

근데 백두산 같은 큰 산이

떡 버티는 경우도 찾아든다

평생 처음 만난 난감한 길

결국 그분께 여쭐 수밖에 

그래도 선택과 결정을 못 해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있다

어쩔 수 없는 난감한 사태다

오늘 그분이 요구한 상황

네가 나를 진정 따르려면

지금 바로 완전히 떠나라는

그 말씀에 자신이 없어진다

부모님의 장례까지도 외면

이것이 가능한가를 물어본다

내가 세상을 떠나듯이 떠남

이런 마음이 아니면 안 되는

그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보다 더 큰 것도 요구하신다

당신을 따르겠다는 부자 청년

그를 향해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 나눠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냥 문하생 정도의 떠남

이런 것으론 절대 안 되는 길

그래서 그분의 길은 완전 떠남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