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기에 감사하며
  
하늘의 햇살이 따사로워
봄날개가 기지개를 펴니
앞산의 나뭇가지 춤추고
새들이 노래하는 가운데
들녘이 파릇해지는 오늘
그분의 씨 뿌리는 비유를
들으며 한강 가에 서서
갈릴리 호수를 상상 한다
동시에 흐드러지게 핀
수많은 야화들과 그 내음에
취해서 그분의 향내를 맡고
씨 뿌리는 비유가 어떻게
복음에 나오는지를 보며
아 이렇게 그분도 갈릴리
언덕들을 오르내리면서
농부들의 손길과 함께
농촌의 향기를 그대로 
온 몸과 마음으로 새겨
당신의 벗들과 나눴으며
그것이 오늘날 내 귓전에도
맴돌고 있음을 음미하며
그분이 농부는 아니었다 해도
농부이상으로 해박한
농촌의 삶을 영위하셨구나
아주 옛날 아버지가 지으신
농사일을 생각하면서
역시 인간은 흙의 역사를
알지 못하고는 참 인간의
삶이 뭔지를 논하지 말라는
그 무엇인가를 기억하고는
그분의 강론 때마다 
농촌을 비유로 든 이유를
이제야 나름 깨닫고는
흙과 자연과 계절의 향기 속
삶의 수레바퀴를 알아가면서
그분의 삶에 참으로 감사와
찬미 속에 봄날에 감사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