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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니겠지요
뭘 그리 잘 못했기에
다들 저는 아니겠지요
그때 얼굴 색깔과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속이 보인다
옛날 시골 학교엔
아이들이 너무 가난하여
돈과 신발을 많이 슬쩍했다
해결방법도 여러 가지
그냥 놓고 가면 용서하지
선생님께만 이야기 해
본인에게 가서 사과해라
있지도 않은 범인 탐색기
잉크가 색깔이 변하지 않으면서
범인을 잡아 보려하지만
영 나오지 않는 걸보면
어떻게 그걸 속였는지
그런데 재미있는 건
가져가지도 않았으면서
지레 겁을 먹고 제가 그랬어요
그 바람에 진짜 범인이 나와
엉엉 울던 수많은 사건들
그런데 이런 애들의 도벽이
그분의 공동체에도 있었다니
그것도 스승의 목숨을 놓고
험하고 엄청난 도박을
도대체 무엇을 위해
스승의 목숨에 도박을 하나
조현병이라 치부하기엔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가
그 시대로 돌아가 보면
분명 유다는 환자를 넘었다
그것도 조현병 환자를 훨 넘어..
그렇지 않고서야 스승을 어떻게
은돈 서른 닢에 매도할까
지가 무슨 인신 매매상인가
아니면 제 아무리 중병이라 해도
자신의 영혼까지도 말살 시키는
그런 상태로 나를 밀어 넣어서는
정말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세상 어떤 것을 아는 것 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날에
저는 아니겠지요라는 질문을
그분께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