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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끝
풍성한 오곡백과의 계절이다
사람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창고를 향해 그득 채우며
참으로 기뻐하고 만족 한다
작은 동물들도 긴 겨울을 위해
하나 둘 먹이들을 땅에 저장 한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 살아가는 방법은 터득 한다
그러나 그들은 가끔씩 치매처럼
자신들이 묻어둔 장소를 잊어
어느 새 새싹으로 화해
숲의 미래의 생명을 잉태 한다
말 그대로 자연의 신비이다
유독 사람만이 자신의 것
자신만의 것을 주장하다보니
엄청난 전쟁도 불사 한다
대부분 일대일의 전쟁을 하나
사람만이 종족 또는 한 나라를
말살시킬 만큼 끔찍한 전쟁을 한다
그건 다 욕심욕망에서 온다
두 손을 채우고 나면 그만 됐다
없는 녀석도 먹고 살아야지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참 좋으련만
사람의 욕망은 한 이 없어
하늘을 찌를 만큼 무리하게 논다
작은 창고를 채우고 나면
더 큰 창고를 지을 계획을 하고
마지막엔 하늘나라도 차지할
그런 허무한 꿈을 꾸다
종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두 손도 다 못 채워 우는 애
그 애의 모습에서 욕망의 끝을 보라
진짜 부자는 싸놓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기쁘게 쓸 줄 아는 것 아닐까
만족을 모르는 노인보다
가난하지만 웃는 노인이 더 좋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