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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만은 살려두라
가리옷 유다는 특이했다
그에 대한 그분의 생각이
참으로 궁금해지는 오늘이다
관계는 사용하는 언어에서
결정 된다고 해도 틀림없다
즉 주고받는 대화의 필요성
전하는 말이 지닌 진실성
그리고 얼마나 온화함이
그 언어에 담겨 있냐이다
그분은 그와 어떤 대화를
했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막달라 마리아를 향한
그의 언어만을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그런 그를 그분이 왜 모를까
그분은 이미 알고 계셨다
때가 오면 그가 바로
사고를 칠 것이란 것을
그런걸 보면 그는 이미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돈과 유혹으로부터
자신의 눈과 마음이 멀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리고 천만 원에 스승을
팔아넘기고도 의연하다
은전 서른 닢이 천만 원이다
마귀가 들어도 단단한 마귀다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을
팔아넘길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보통 마귀가 아니다
그러니 돌아올 수가 없다
돌아올 수 없음이란 바로
자신의 길을 완전히 잿빛
암흑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사람은 갈 길과 못갈 길
그 선을 분명히 해야만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