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길을 닦는 사람들(12/13목)

 

나의 길 닦기도 어려운데

남의 길까지 닦고 있는

그런 분들을 보고 있노라면 

야 대단하구나 하고 놀란다

근데 인생 나서 한 번쯤은

나를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는 삶이

결국은 나의 영혼까지 살찌는

그런 삶임을 한참 후에 

깨닫는 순간 마음이 훈훈하다

요한께서 그분의 길을 닦는

그 말씀을 수백 번 들었건만

이제야 감이 좀 다가옴은 

도대체 이건 뭔가 생각하며

그럼 그 이전의 삶은 뭔가

내가 죽은 삶을 산 것 아닌가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나

그만큼 내 의식의 휴식기

또는 동면의 그런 시간이었나

게으름뱅이에 잠꾸러기라 해도

그땐 그런 시간이 필요했기에

그랬다고 위로하고 이제부터

깨어 누군가를 위해 달리는

그런 시간 안으로 들어가지만

이젠 힘이 달리는 듯하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싶다

그래도 사람은 깨닫는 것

이것이 무척 소중한 것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치레도

온전히 못 하고 떠남을 볼 때

그래도 여기까지 보게 하시는

그분을 향한 감사에 참 좋다

이래서 감사는 참 좋다 싶다

어떤 상황에 놓인다 해도 감사

이렇게 긍정의 삶을 사는 사람들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 

참 아름답기에 더 살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