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인력시장의 처절함

우주와 하늘이 넓듯이
그분의 세계도 넓었다
너무 넓어 따를 수가 없다
어떻게 새벽인력시장 
이 영역도 알아내셨을까
아무리 포도밭의 참 일꾼
그들이 필요했다 한들
사람의 맘까지 다 헤아리시나
그러니 그분의 넓은 마음이
배운 사람들과 특히 인사담당
그들을 참으로 우습게 만든다
아무리 노동자라해도 능력
그리고 성실성을 보고 뽑는다
그러나 그분은 말도 안 되는
그런 논리를 펼치신다
새벽5시에서 오후 다섯 시까지
똑같은 시급으로 사람을 뽑는다
그러니 새벽일꾼들이 열 받는다
허나 그분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람을 뽑는 것은 내 영역이다
너는 그냥 일을 하고 삭을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느냐
그 말씀도 틀리지 않지만
뭔가 너무 찜찜하다
근데 그분의 마음 씀씀이를 보라
오죽하면 오후 다섯 시까지 
일자리를 위해 그들이 머무는가
왜 그 사람들의 마음을 못 읽나
자신의 눈만을 기다리는 아이들
그들이 있기에 그곳을 못 떠나는
그 애비의 심정을 못 읽나
나까지도 그걸 못 읽는다면
누가 그들을 바라봐 줄 수 있나
참으로 처절한 새벽인력시장
우리나라의 인력시장은 한 시간
그 이후엔 철시이다
그러나 중국의 인력시장은
그분이 말씀하신 그때와 똑같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