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을 찾아 나서는 이들

무엇을 그리 잘못했기에
돌아갈 길 조차 잊어버렸나
그분은 누구에게도 길을
그것도 마지막까지 귀를 열고
언제든 기다리고 계신데
자기 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한다
물론 없다고 단정한다면
더 이상 길은 안 보인다
그러나 하늘 향해 눈 한번 
크게 뜨는 순간 길은 열린다
물론 늘 열려 있는 길인데
너무 지치고 기가 빠져
헛것이 보이다 보면
하얗게 변화한 길 위에
더 이상 길은 없는 듯
그럴 때일수록 눈을 크게 뜨면
누군가가 먼저 간 길이 보인다
동물들은 촉으로 그걸 아는데
사람은 마음의 눈을 닫기에
그 넓은 길도 암흑이 된다
그래도 내가 돌아갈 길
그곳이 있다고 생각만 하면
다시금 환한 길이 웃는다
그래서 잃었던 은전도
떠났던 한 마리의 양도
그리고 탕자인 둘째 아들도
이렇게 그분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 아닌가
길을 잃거나 안 보일 때
그 때가 딱 기회이다
그나마 그 시간을 놓치면
영영 그 시간이 안 돌아올지도
모르긴 하겠지만 그건 사람들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한계 지워진 생각일 뿐
여전히 그분은 우리를
한 번도 의심 없이 초대하고 있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