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렇게 됐지(10/27수)

 

누가 꼴찌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꼴찌

그 앞에서 처음엔 숙연한데

늘 그 상태에 머물다 보면

더 이상 창피함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갇힘을 피하라

그러기 위한 대안이 바로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좁은 문

좁은 문을 통과함은 안 쉽다

특히 중년 이상이 되다 보면 

배도 나오고 몸이 불어나서 

좁은 문을 통과함이 난제이다

특히 바위산의 동굴에 도전

이때 거의 비명 소리와 함께

겨우 빠져나감을 경험한 후

내가 어떻게 이렇게 됐지 

자신의 실체 앞에 되게 놀란다

이런 물리적인 현상 앞에서도

이렇게 통탄할 정도인데..

영적인 문을 통과하는 그 앞

답이 보이지 않는 좁은 문

여기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특히 만리장성처럼 높은 

그런 문이 철커덩하고 닫히면

무엇으로 그 문을 열어 제치나

해서 그분은 미리미리 좁은 문

그곳을 통과할 통과제의 등을

철저하게 준비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꼴찌로 살아오고 

인생의 삶 자체가 실패였다면

그래도 괜찮다 한번 하고는

이젠 확실히 좁은 문을 통과해

하늘로 들어가는 관문까지도

뚫을 수 있는 그런 철저함 

거기에 더 이상 꼴찌라는 명함

그것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