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550
진짜를 알아보는 능력이란(11/17일)
사람은 일상의 흐름에 대해선
거의 귀신같이 맞추는 데 비해
결정적인 그분 흐름에 대해선
둔감해지는 이유가 과연 뭘까
그냥 일상엔 익숙하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약한 답이라
쉽게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농부
그들도 바람의 흐름을 보면서
내일 날씨를 아주 잘 맞춘다
거기다가 몸의 반응을 보면서
내일 비가 올 것을 예측한다
그렇다면 뭔가를 안다는 것
그것이 뭔지를 분명히 하는 것
헌데 왜 그분의 때는 모르나
여기서 구멍이 확연히 보인다
세상과 자신의 것에 대해서는
그리도 자세히 알고 있는데
아니 남의 것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한데
왜 그분의 것에 대한 것과
마지막 때인 가장 소중한 것
그것은 모른다고 하니
그분은 무척 답답해하는 것이다
근데 오늘 말씀을 깨달으면
거기 그분의 답이 숨어 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여기에 모든 게 다 함축돼 있다
이것을 꿰뚫을 힘이 있다면
더 이상 어려움의 그림자는
우리 곁을 맴돌지 않을 것이다
이는 성령의 힘을 빌리던지
아니면 깊은 수행의 끝에서
그분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으로
꽉 막혔던 오관이 뚫리는 때
그분의 영적 순간을 만날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