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알아보는 능력이란(11/17일)

 

사람은 일상의 흐름에 대해선

거의 귀신같이 맞추는 데 비해

결정적인 그분 흐름에 대해선

둔감해지는 이유가 과연 뭘까

그냥 일상엔 익숙하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약한 답이라

쉽게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농부

그들도 바람의 흐름을 보면서

내일 날씨를 아주 잘 맞춘다

거기다가 몸의 반응을 보면서

내일 비가 올 것을 예측한다

그렇다면 뭔가를 안다는 것

그것이 뭔지를 분명히 하는 것

헌데 왜 그분의 때는 모르나

여기서 구멍이 확연히 보인다

세상과 자신의 것에 대해서는

그리도 자세히 알고 있는데

아니 남의 것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한데

왜 그분의 것에 대한 것과

마지막 때인 가장 소중한 것

그것은 모른다고 하니 

그분은 무척 답답해하는 것이다

근데 오늘 말씀을 깨달으면

거기 그분의 답이 숨어 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여기에 모든 게 다 함축돼 있다

이것을 꿰뚫을 힘이 있다면

더 이상 어려움의 그림자는

우리 곁을 맴돌지 않을 것이다

이는 성령의 힘을 빌리던지

아니면 깊은 수행의 끝에서

그분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으로

꽉 막혔던 오관이 뚫리는 때

그분의 영적 순간을 만날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