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의 길


어는 날 진퇴양난의 길에 선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허둥댄다고 해결 될 일 없듯이
그렇다고 차분할 수도 없는 법
근데 예의도 없이 
그분의 길을 딱 막아서는 청년
막무가내로 달려와 무릎을 꿇고 
가장 소중한 가치에 도전하며
‘영원한 생명을 얻고 싶습니다’
선문답의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청년의 그윽한 곳을 바라보시다가
한방에 날려버리시는 그분
가진 것을 몽땅 팔고
판 것을 다 빈자에게 나눠 주고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분의 말씀을 이해했다면
영원한 생명이 어떤 것인가를 
말로는 답할 수 없는 것이기에
목숨을 다해 너 자신을 드러내라
사람이 조금 가졌을 때야
다 팔아 주고 떠나는 것까지
일사천리에 다 해결할 수 있겠지만
조선팔도에 두루 걸쳐 있는 
동산 부동산에 명예까지 정리하는 건
낙타가 바늘귀 통과보다 더 어려워
어느 샌가 용기백배 하던 자신감
그건 어디론가 다 떠나고 
빈들에 황소바람만 일어남을 보니
그분의 제자 됨이란 
말 그대로 발가벗지 않고는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고
그 길을 끝까지 가는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의 길을 가는 셈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