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그 안에 참 신비가(5/7일)

 

사람은 작은 갈대 바람 앞에서

그냥 흔들리기만 해도 좋은데

마음이 너무 연약해서인지

산란한 마음이 돼 흔들린다 

물론 강한 바람 앞에 갈대가

흔들리지 않다 보면 부러진다

해서 그들은 잘 흔들어 댄다

그런 차원이라면 참 좋지만

사람은 완전히 농사를 엎듯이

자신을 피폐할 정도로 갈기에

그것이 정말 문제로 다가온다

베드로와 필립보와 토마스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나름 이유

왜 그들이 흔들리는지에 대한

특별한 고찰이 요청되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에

그들도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렇게 모든 걸 걸고 떠났는데

하루아침에 떠나겠다는 그분

정말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

이제 뭔가 힘이 생기기 시작해

그분을 닮을 용기가 생겼는데

아예 사라져 버린다는 그 말에

그들은 모골이 송연하게 된다

그러니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그러면 안 되십니다’ 하면서

적어도 그들이 몽땅 포기할 땐

영원한 생명은 얻기 위한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향한

그 무엇이 있었는데 그럼 

그분 떠나면 뭘 어떻게 하라고

여기에 모든 게 담겨 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이걸 행하기 위해선 떠남

완전히 떠나지 않고는 안되는 

영원한 생명의 신비가 그 안에 있음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