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609
깨달음을 논하는 바닥의 삶(9/28토)
그분을 알고 나를 알려면
바닥으로 내려가 봐야만 뭔가
그 실마리라도 알게 된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라는 말씀
참으로 끔찍한 말씀이다
왜 모든 능력을 갖춘 분이
무엇 때문에 수모를 당하나
정말 알 수 없는 기이함이다
그러나 깊게 들어가 보면
아주 오묘한 신비를 만난다
그분도 더 높은 비상을 위해
당신을 기꺼이 먹힌 것이다
두꺼비가 자신의 후세를 위해
기꺼이 독사에게 먹히는 것
사실 자신만을 위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겠는가
그러나 이는 본능을 넘어
종족 번식을 위한 희생이다
물론 한갓 두꺼비에게 희생
이런 걸 논하냐 하겠지만
그래도 숭고한 먹힘의 희생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거룩한 순간이다
그러기에 피조물의 으뜸이라면
이 정도는 기꺼이 행해야 하는
그런 사명이 따를 것이리라
그분은 자신의 영광도 아닌데
스스로 자신을 내놓았다
해서 자신의 성화를 원한다면
모든 걸 그분 앞에 투명하게 할
그 무엇을 내놓아야만 한다
그게 무엇인가 회개의 삶이다
이는 자기의 존재 자체를 벗고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가는 그때
단테가 말하는 바닥의 끝이
말하는 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