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영적 여행(9/14토)

 

십자가 현양(顯揚)이라는 말은 

참으로 쉽지 않은 용어이다

물론 현양이라는 뜻 자체로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겠지만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써

자신을 크게 드러내 알린다는

이 뜻을 품고 있는 현양을 보며

왜 이렇게 끔찍한 모습으로

꼭 당신을 세상에 알려야 하나

물론 구약의 구리 뱀 사건

그것을 보면 그것이 뭔지를

알 수 있는 힌트가 되지만

그래도 사람을 그렇게 끔찍한

모습으로 알리고 난 뒤 

뭘 정말 어쩌자는 것인가 

그러나 그렇게 끔찍한 사건

그것이 처절하게 있었기에

그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일

그분의 부활과 승천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하느님이란 분

그리고 하늘이 내리는 명

이것에 대해 깊이 새겨본다

사람의 구원이 길이 이렇게

처절하고 힘든 것이라면 왜

다른 방법으로 완화를 시켜서

좀 배려하면 안 되는 건가

이렇게도 생각해 보지만 

그건 하늘을 몰라서 하는 말

그만큼 그분 나라를 향함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의미한다

해서 그분 현양의 깊이를

그분 안에 들어가 마음에 새긴다

하여간 세상 삶도 안 쉽지만

그분 나라로 향하는 길은

뭔가 깊은 깨달음 없이는 글쎄

해서 수행의 영적 여행을 떠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