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꽃


사랑이 꽃이라지만 
그건 사랑을 엮어 낸 
사람의 이야기이고
사랑이 비수로 다가온 사람에겐 
사랑이 끝이거나 시작일 게다
사랑이 꽃이든 비수든 
사랑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그 사랑으로 고독의 끝을 봐야 
돌아 설 수 있는 끝판 왕이 사랑이다.

때론 사랑이 잘 꾸며진 
쇼윈도의 고급상품 같지만
그것도 소통과 통섭이 
조화를 이룰 때이지
사랑이란 이름이 
폐업하는 지폐처럼 흩날린다면 
그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너무 슬프다
그래도 사랑은 마술사 같아서 
폐업하는 지폐 속에서도 
다시 돈을 셀 수도 있는 놈이기에 
다시 파리(명동) 한복판 쇼윈도의 
최고의 사랑이라고 읊을 날도 온다.

그래서 사랑은 
어떤 주인을 만나냐에 따라 
천상의 세레나데와 함께 
백만 송이의 장미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죽음의 가시밭길을 가는 
처절한 넝마처럼 
심장이 짙어질 수도 있기에
사랑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사람들은 읊어 대는 것이다
해도 사랑은 내 맘대로 
왔다갈 수도 있는 놈이기에 
사랑이란 놈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것이 
때론 야속타 못해 슬프다.

그래도 사랑이란 애를 
요람 다루듯이 잘 다루면 
참 조화와 질서가 있어 
크게 웃을 수도 있다 
마치 요트 위의 요정처럼 
춤사위가 절로 나오듯이 
필라델피아와 에로스와 아가페가 
아모르의 지휘자와 하나 되듯 말이다
이걸 두고 우리는 
사랑의 극치요 
천상의 하모니라고 부른다 
그래도 사랑엔 끝이 있기에 
그 끝의 꽃을 
어떻게 피워 내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서 사랑의 꽃의 종점을 
다시 사는 부활의 꽃이라고 한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