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오르는 참 사랑


사랑 중에 가장 큰 사랑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인데
그 중에서도 내 목숨을 바치는
그런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다
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성녀는
성경을 사랑한 이유로
온갖 심문과 고난고초 속에서
양손이 차례로 잘려 나갔고
겨드랑이로 끼어 앉자
어깨가 잘려나갔고
성경을 다리로 끌어 앉자
다리를 내리치니
다시 목으로 끌어 앉았고
목마저 처절하게 잘려나가니
가슴으로 성경을 감쌌다고 한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같은 인간끼리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가
그런가하면 콜베성인은
아우구스비츠 감옥의 수감자로서
‘나는 죽을 수가 없다
그럼 내 아내와 자식은 누가’ 하며
죽음을 거부하고 절규하는
같은 사형수를 대신해서
‘그럼 나는 처자식이 없으니
저 사람을 위해 대신 죽겠소’
무엇이 이런 사랑을 만들어낼까
이래서 사랑 중에 사랑은
초월적 사랑이다
하늘과 함께 만들지 않고는
이런 사랑은 있을 수 없기에
대속(代贖)의 초월적 사랑은
하늘을 오르는 참 사랑이다.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