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만은 알아봤으면(6/5월)

 

소작농의 비유는 슬프다

왜냐하면 이는 횡포에다가

수많은 사람의 비애가 담긴

이야기이고 그 끝이 주인장

그분의 아들까지 죽이게 되는

아주 대단한 슬픈 스토리이다

탈출기의 기막힌 역사 속에

겨우 그 수많은 죽음의 시간

그 역사를 뚫고 겨우 도착한

그곳을 다시 피의 역사로

바꿔 놓겠다는 생떼의 역사다

모세가 얼마나 힘들어 나온

그런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거룩한 땅을 다시금 피의 땅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 역사를

다시금 반복하자는 그들은

바로 남의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가나안 땅은

지금도 도처에서 피가 흐르는

그런 처절한 포도밭의 비유

그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분이 그 정도 했으면 이젠

아주 푸근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그런 땅으로 돌려놨으면 하는

그런 간절함을 노래하고 있건만

피의 역사는 여전히 흐른다

그래서 더 슬픈 그런 것일까

그 가운데서도 포도나무꽃은

여전히 피우고 향기를 낸다

문제는 수확의 때가 이르면

서로 맹수들의 싸움터가 돼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막가파

그래도 주인인 창조주 앞에서도

고개를 빳빳이 쳐드는 모리배

이걸 조용히 잠재우는 평화의 길로

안내하는 방법은 단 하나인데

결국 순교의 길이라는 게 슬프게 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