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자비를 믿는다(8/20화)

 

그분은 부자들을 싫어했을까

왜 그렇게도 부자에 대해서

뭐라고 하시는 것일까

심지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짓궂다 

아니 저주하는 것처럼 보여

뭔가 기분이 썩 좋지를 않다

그럼 부자가 되지 말라는 건가  

근데 세상 사는 위치란 게

다 똑같지 않기에 세상 아닌가

천국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공존

이것이 바로 이 세상 아닌가

또 부자가 삼대 못 간다고

서로 주고받는 게 아닌가 

물론 그분의 말씀 중에 

확 눈에 들어오는 게 있다

바로 당신처럼 하느님 나라

그곳을 위해 투신하는 이들

즉 모든 걸 봉헌하고 사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릴 은총

글쎄 그것도 좀 그렇긴 하나

하여간 그분의 의중이 궁금해

이리저리 궁리를 해 본다

그래도 그분은 중생의 구제

그걸 위해 오신 분 아니신가

물론 제자들을 필두로 회개

그 길을 온전히 간 사람들

그들을 보면 부럽긴 하다

대표적인 예가 세관장에서

대부분의 재산을 정리하고는

그분의 제자가 된 예이다

그에 비해 부자 청년은 달랐다

너무 부자여서인지는 몰라도 

자신의 가던 길을 그대로 갔다

그래도 그는 잘살았을 것이다

해서 그분이 말한 하느님 셈법

그것을 통해 그에게도 기회를 안 줬겠나.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