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논하는 바닥의 삶(9/28토)

 

그분을 알고 나를 알려면

바닥으로 내려가 봐야만 뭔가

그 실마리라도 알게 된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라는 말씀

참으로 끔찍한 말씀이다

왜 모든 능력을 갖춘 분이

무엇 때문에 수모를 당하나

정말 알 수 없는 기이함이다

그러나 깊게 들어가 보면

아주 오묘한 신비를 만난다

그분도 더 높은 비상을 위해

당신을 기꺼이 먹힌 것이다

두꺼비가 자신의 후세를 위해

기꺼이 독사에게 먹히는 것

사실 자신만을 위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겠는가

그러나 이는 본능을 넘어

종족 번식을 위한 희생이다

물론 한갓 두꺼비에게 희생

이런 걸 논하냐 하겠지만

그래도 숭고한 먹힘의 희생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거룩한 순간이다

그러기에 피조물의 으뜸이라면

이 정도는 기꺼이 행해야 하는

그런 사명이 따를 것이리라

그분은 자신의 영광도 아닌데

스스로 자신을 내놓았다 

해서 자신의 성화를 원한다면

모든 걸 그분 앞에 투명하게 할

그 무엇을 내놓아야만 한다

그게 무엇인가 회개의 삶이다

이는 자기의 존재 자체를 벗고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가는 그때

단테가 말하는 바닥의 끝이 

말하는 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