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버리고 사나
나는 뭘 버리고 사나
놓는 것이 버리는 것이다
어떤 이는 좋은 것까지도
다 놓을 줄 안다
이 사람은 분명 큰 사람이다
놓을 줄 아는 사람은
분명 얻을 줄도 안다
지금 눈에는 안 보이지만
놓을 줄 알아 
꼭 필요한 사람에게 그것이간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의 사람이다
정리하고 버리고 그리고 상상
하라했더니 조잔하게 겨우 
다 낡은 옷가지 버리면서 
부들부들 떤다
저러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하면
어쩌려고 저러나 싶어 짠하다
그만큼 버리거나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 못해 찡한 것이 놓는 것이다
해서 우린 근본 차원에서 
내려놓는 것이 뭔지를 배워야한다
이것을 잘 하는 사람은 
뭘 해도 잘할 수 있다
그건 늘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릇을 비워 놓으면 
그 그릇은 뭘 담아도 담을 수 있다
그러나 쓸모없는 것들이 그득하다면
지저분하기만 하고 결국 짜증까지 난다
더 좋은 것은 놓고 비움을 넘어
기꺼이 자선을 하는 사람은
은혜를 입은 사람들과 그분으로부터
오는 큰 기운이 있어 더 풍요로워진다
못 느껴 봤다면 한번 해보라
더 중요한 건 내려 놓은 그 자리에 
그분의 큰 내적 자유가 깃듦을........
이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