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침묵 피정을 마치며...
세 번째 가는 4박 5일 침묵 피정에 참가하면서, 이번 피정엔 하느님께서 저에게 어떤 선물을 선물하실지 설레는 마음으로 Prince of Peace Abbey로 갔습니다.
이재욱 요한 신부님의 강의와 기도안내로 묵상, 관상과 기도에 몰두할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신부님과의 면담을 통하여 제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아니 죽어서 천국에 갈 때까지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앞으로도 더 받을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게 되었습니다.
지난 2년 간 참석한 피정에서는 신부님들과 면담을 하면서 제가 묵상한 이야기 보따리가 눈물과 함께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눈물이 없이, 묵상한 내용들을 덤덤하게 말씀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께서 주신 성경 구절들을 묵상과 관상하면서, 왜 이번에는 신부님께 눈물 없이 제 속에 있는 생각들을 말할 수 있었나하는 의문과 함께 답을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2년간 흘린 제 눈물로 하느님께서 저를 위로하시고 치유를 해 주셨기에 더 이상 흘린 눈물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 피정 때는 비가 많이 왔는데, 그 비가 저의 마음을 깨끗이 치유를 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자캐오처럼 예수님을 뵙겠다는 용기와 세 번 배반한 베드로를 사랑으로 감싸시면서,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관상하면서, 저에게는 아직까지 자캐오나 베드로의 신앙심을 따라가기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자캐오처럼 힘이 들 때, 하느님을 뵙고 싶을 때, 안 보이면 포기하는 신앙심으로 살았으며, 나를 사랑하냐고 세 번이나 물으시는 하느님을 인내하며, 베드로처럼 대답하지 않고, 왜 같은 질문을 하시냐고 반문하는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앞으로 성 이냐시오의 정신을 본받아, CLC의 회원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아니 하느님의 자녀로서 부족함이 없는 자녀로서 살겠습니다.
주님, 제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지켜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