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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져 주는 분(9/27토)
아이러니라 하면 그럴까
그분은 차원이 달랐다
분명히 보고 있으면서도
그분은 그냥 그 길을
묵묵히 가시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이면 그냥
그 길을 돌아서 우회
그것이 맞을 것일 텐데
죽음이 기다리는 그 길
거길 그대로 가고 있다
물론 그분도 할 수 있는
그 모든 걸 동원하고도
안 될 것이라는 걸 앎
역사 안에서 꿰뚫었다
참 대단한 분이 맞는데
왜 그걸 해결 못 했을까
이걸 보면 한 길 물속
그것보다 더 난해한 게
바로 사람 마음속임을
그분을 보면서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난공불락
그분에게도 이런 게 있다
여기서 뭔가 신비가 깨짐
그건 아니면서 동시에
반드시 희생을 통해서 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걸
그분 안에서 깨닫는다
즉 좌회 우회 하기 전에
정공법이 있다는 걸
그분을 통해서 깨우친다
세상엔 안 되는 게 있다는
그걸 깨닫게 하시는 분
물론 편법을 쓴다면
그분이 못할 게 있겠나
허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게 바로 당신의 희생
그걸 통해서 깨닫게 하는
그 방법을 쓰고 계시니.
이인주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