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552
어디까지 준비했나(11/23화)
때가 올 때 나는 행복한가
어느 때가 다가와도 오케이
이럴 수 있는 분이라면
정말 만사 오게이가 된다
인생의 끝이라는 것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겨봤는가
어디까지 관조 했었는가
먹고 살기도 힘든데 하며
뭘 그런 생각까지 하는가
오히려 그런 분이 행복할까
근데 여기든 저기든 삶이란
어떤 삶을 살았었더라도
그 끝자락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풍요로웠던 나무의
잎들이 몇 잎 안 남았다
그래도 그들은 내년을 기약
하며 소리 없이 땅으로
또 땅으로 내려앉고 있다
사각 사드락 소리와 함께
인생도 그들과 별반 안 다르다
해서 우리는 한 번씩 묻는다
내가 살아온 삶은 괜찮냐고
그분은 노골적으로 던진다
성전에 돌 하나도 없다고
다 망가지고 무너지고 폐허
반드시 그런 때가 온다는 것
즉 건물이 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당신의 최후이고
또 우리들의 최후를 말한다
스피노자는 우리에게 던진다
아주 현실적으로 마지막 때
그때를 잘 준비하라고 말이다
‘내일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
이 말을 위해 스피노자는
모든 것을 준비했다는 의미이다.
이인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