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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넘는 삶이란(12/26목)
누가 피 흘리는 순교에 대해
그걸 원하는 이가 있겠는가
허나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때 하늘은
왜 우리를 돕지 않는가 하고
외치면서 외마디를 지르지만
그래도 대답이 없을 때가 있다
근데 그 외마디 너머에서 들리는
그 무엇이 있음을 발견한다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그런 삶을 산 사람 앞에서는
누가 목을 내놓으라 한다 해도
그분이 계시기에 기꺼이 그럼
내 목을 가져가 보시오 하고는
척 자신의 모든 걸 내놓는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걸까
여러 이유가 종합된 게 아닐까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건
내가 하늘과 일치를 이룬 영역
그것이 있기에 아무것도
두려운 게 없다는 것이다
해서 그분들에겐 때가 이르면
기꺼이 자신을 원하는 이에게
봉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속의 계산이 아니라
하늘 셈법으로 한 계산이기에
정말 거침이 없는 것이리라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이들은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게 가능
하면서 의문을 제기하겠지만
자신의 도나 수행의 차원이
하늘에 이르거나 통하게 되면
이것은 스스로 이뤄진다는 걸
성인들의 모습에서 발견하기에
난해한 것이지만 가능은 하다
그건 하늘과 땅의 삶 중에
하늘의 삶이 더 우선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