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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을 어느 정도 아는가(5/15목)
그분을 안다는 건 뭔가
그분은 당신을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알려줬다
허나 얼마나 당신을 알았을까
글쎄 너무 심오한 분이시기에
그래도 당신의 때가 오시자
그분은 당신을 몽땅 내주시면서
나를 온전히 알기를 원하셨다
그럼 교회 안에서 과연 누가
그분을 잘 알고 있다고 할까
학자일까 신부일까 수녀일까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진짜 깊게 기도하면서 대화
그분과 대화 가능한 사람이
바로 그분을 잘 아는 이다
이를테면 성당의 어르신들
시골 할머니 묵주기도 부대
이분들이 어느 누구보다도
하느님을 잘 아는 분이 아닐까
학문적으로나 전문적으로야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분과의 대화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들이다
왜 가슴으로 그분을 만나니까
이걸 증명하는 성인이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다
왜 대학자이신 분을 칭송할까
실제 그분은 학자로 일할 때는
하느님을 잘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당신이 쓰신 신학대전
그것을 밀짚 더미로 하대했다
이유는 노년에 깊게 기도하니
자신이 쓴 책의 내용은
하느님을 아는 게 아니라는 것
그럼 뭣이 하느님을 아는 건가
그건 그분과 관상 묵상 안에서
대화가 가능한 그때 바로
자신을 아주 단순화시켰을 때
그분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