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빈자가 되고서 내게 오라(9/10목)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같은 집안에 살면서도

사랑하는 게 어려운데

때론 속 썩이는 자식도

사랑하는 게 어려운데 

뭔 수로 원수를 사랑하라

하시는 것일까 난해하다

사실 이웃을 사랑하는 것

또 알지 못하는 이들을

지극정성은 아닐지라도

사랑하는 건 괜찮은데

원수 관계로 맺어진 

그 사람들을 사랑하라 심

이건 완전히 나를 회심

그 단계에 나아가지 않고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기다가 오른뺨을 때린

그 사람에게 왼뺨까지

내주라는 말씀도 하신다

이는 오장육부 다 내주고

살라는 그런 말씀인데

과연 이게 가능한 것일까

겉옷을 가져가는 이를 향해

속옷까지 내어주라 하시고

결국은 남이 바라는 그대로

다 해주라는 그 말씀 앞에

그럼 나는 무엇이 남는가

이런 단계에 나아가지 

않고서 감히 당신을 따를 

그런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왜 부자 청년에게 그리도

잔인하게 몽땅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했는지

그것이 확실하게 보인다

정말 득도를 원한다면

완전히 자신을 비우는

그런 사람이라야 가능하다는 말씀이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