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뿌리를 건드릴 때(6/12목)

 

한여름이 오면 농부는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

비가 오는 건 참 좋은데

비 온 뒤 한숨은 더 커진다

하루에 풀들이 죽죽 자라

자라라는 푸성귀는 느리고

저렇게 풀들 잔치가 되니

한숨이 멎을 수가 없다

이때 농부는 호미를 들고

힘들어도 하나둘 풀뿌리

그것을 찾아 들어간다 

그렇지 않으면 끝이 없다

이렇듯이 사람의 마음 밭

이 또한 너무 똑같다 싶다 

한 번 두 번 거짓에 죄까지

짓다 보니 이젠 일상이 된다

해서 그분은 강력하게

그리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회개와 화해를 요구한다

화해가 뭔가 상대와 화해

이것도 필요하지만 진짜는

하느님과의 화해를 통해

용서를 온전히 받을 때

그 사람에게 죄의 뿌리가 

온전히 드러남과 동시에

완벽한 화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진짜 그분과의 대화

해서 나를 온전히 만난다

우리가 한 번의 회심을 해도

참회심의 순간을 맞을 때

그분도 기꺼이 그를 앉아줘

화해와 용서가 뿌리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깨닫는다면

우리는 용단을 내려서

그분에게로 투신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힘든 것이지

그다음엔 그분의 은총으로

크게 보호를 받을 것이리라

해서 우리는 늘 그 뿌리를 건드려야 한다. 

이인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