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그분의 때는 읽을 수 있기를(11/3화)

 

세상의 일은 하도 많아서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게

세상일이라는 것도 맞다

그러나 다 때가 있는 법

해서 모든 걸 자기 맘대로

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때

그때가 닥칠 때 과연 뭘로

그 위기를 넘길 수 있나

오늘도 그분은 경고 조로

당신의 때를 알리면서 

즉각 당신이 차린 잔치

거기에 참석하라고 초대

근데 하나같이 바쁘다 바빠

하나는 밭을 산 것을 봐야

또 하나는 겨릿소 다섯 쌍이

그리고 세 번째는 혼인이

결국 그들의 발목을 잡아

그분의 중요한 잔치로부터

발걸음을 멀리하고 있다

이에 화가 난 그분은 그래

그럼 그들을 다 무시하고

길에 나가 아무나 다 초대

해서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

눈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

모두 불러 잔치에 모셨는데

그래도 자리가 남은 걸 보며

그분께 보고를 하노라니

큰길 울타리 쪽으로 나가서

내 집이 가득차게 하라신다

이래서 기회를 줘도 

그 자리를 차는 이들이야

자기들 스스로 복을 차니

그분의 은총은 다른 이에게

고스란히 영적 이동을 한다

해서 평생 고생을 해서

덕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때를 온전히 읽지 못해

하루아침에 모든 걸 허공에 날리지 말기를. 

이인주 신부